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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砥柱中流50] 약장수의 변설
2021년 12월 19일 [지비저널]

약장수의 변설

          -소설가 정완식

 

과거 상비약 중 대표적인 제품은 견해가 다르겠지만 두통약 뇌신, 타박상 연고 안티푸라민, 소독약 아까징끼이다. 의약품이 그리 충분치 않던 시절에 가격도 쌌거니와 비교적 보관시간이 긴 특징이 있어 어느 집이나 하나쯤은 상비했던 약들이다. 약효가 있어 보이는 박카스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약들이다.


소비자를 찾아가는 친절한(?) 약도 있었다. 주로 장터 부근에 출몰하는 수상한 약장수들이다. 맥주병 목을 손칼로 날리거나 대못을 촘촘히 박은 송판에 누워 배에 올린 바위를 해머로 내려 친다든지 불을 먹는 차력사들은 주로 강장제 종류를 팔았다. 빈터에 천막을 치고 춘향전 따위 연극을 하는 삼류극단은 한 달 정도 머무르는 편이었다. 아마 보약 종류였을 텐데 오랫동안 연극을 보여줌으로써 노인들에게 미안해서 약을 사게 만드는 전략이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은 원숭이 곡예를 보여주는 약장수 영감님이다. 훈련된 일본원숭이를 데리고 사람들을 끌어모아 약을 팔았는데, 아이들이 장날을 기다리는 주원인이었다. 원숭이 약장수가 무슨 약을 팔았는지 기억에 없는데 약 살 돈도 없는 아이였기도 했지만, 약보다는 원숭이에 눈을 판 결과였다. 원기소 비슷하게 생긴 만병통치약이었을 것이다.


위의 세 종류는 훈련된 기술이나 등장인물, 원숭이가 필요하지만 개인의 입담만으로도 가능한 장수도 있다. 뱀장수이다. 친구들 사이에도 허리띠를 뽑아들고 “시커먼 점 일곱 개나 박힌 칠점사, 어미를 잡아먹는 살모사……”라고 사설을 읊어대는 놈이 있는 걸 보면 확실히 자본없이도 개인능력으로 가능한 분야이다. “박힌”, “잡아먹는”이라는 단어에 억양을 넣고 “애들은 가라!”라고 하는 걸 보면 당연히 정력제를 파는 축들이다. 꿈틀거리는 구렁이를 손에 쥐고 현란한 묘사를 통해 증상을 짚어내는데 아주머니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약장수들이 말하는 증상은 갱년기쯤이면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체력의 문제이지만, 확대 과장함으로써 위기감을 조장한다. 위기를 과장하는 협박에 못 이겨 약을 사야 하는 의무감을 심어주는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권하는 약장수들은 그 약을 먹을까?


코로나가 처음 퍼졌을 때 텔레비전에서는 길 가던 사람이 죽어 나가는 장면이 방영되어 공포스러운 흑사병 같은 존재로 보았다. 중국에서는 화장장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그때 한국은 중국인의 입국을 방치하고 대통령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고 연대”하는 것이 진정한 이웃이라고 했다. 야당을 비롯해 수많은 국민들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외쳤지만 시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국내의 마스크 재고가 중국인에 의해 반출되어 정작 국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마스크가 생산되자, 이번에는 특정업체가 독점공급하게 되었다.


이후 2년간 코로나는 모든 문제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태극기 물결은 자취를 감추고 사람들의 이동은 줄어들었다. 희한하게도 코로나는 대중교통이나 낮에는 전염되지 않고 야간이나 식당같은 곳에는 감염위험이 있다고 평가되었다. 저조한 경제, 일자리 소멸, 출산율 하락 등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의 손가락질은 코로나로 귀결되었다.


치사율이 높다던 초기에 온 가족이 코로나에 감염된 지인의 경험으로는 증세가 “좀 심한 몸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기 비슷한 증상을 보인 사람들은 자신도 몰랐을 무증상 감염일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접종이면 가능하다던 질병청은 이제는 3차도 안심할 수 없다며 부스터샷을 독려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망자만 양산하는 백신접종은 그리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국회 최춘식 의원에 따르면 질병청 공무원들의 백신접종 현황은 공개를 거부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에게 접종을 하자는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유튜브 중계 댓글창에는 “너나 맞아라”, “애들은 건들지마” 라는 막말폭탄이 쏟아졌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은 영국의 4.5배이고 세계평균을 넘어섰다고 한다. 미국 역시 코로나 백신패스에 강력한 국민들이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주에서는 백신패스를 포기했다. 일부 의사들은 부스터샷을 ‘활동인구의 90%가 접종했는데 하루 7천 명씩 감염되고 있지만 계약분을 소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내년 2월부터 적용되는 학원 백신패스에 고3학생 454명이 “청소년 방역패스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학부모와 학원단체는 “방역패스는 청소년 기본권 침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연기론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후일 코로나의 정체가 밝혀지겠지만, 부스터샷으로 무한정 판매가 가능한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제약회사들이 약장수의 교묘한 재주를 어느 정도 섞어 놓은 것도 의심할만 하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비저널 기자  gbjou163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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