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소환운동
-소설가 정완식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일부 당원들의 소환운동을 초래했다. 참으로 남우세스러운 경우이다. 당초 이 사람이 당 대표가 된 후부터 공정한 경선에 설득력이 크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원투표에서는 졌지만, 여론조사에서 이겼기 때문이었다. 역선택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이준석 당 대표는 모두 알다시피 유승민 계열의 사람으로 공공연히 유승민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었다. 많은 당원들이 ‘이 자를 그냥 두고는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겠다’는 인식이 매우 짙다는 판단을 하는 모양이다.
정치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고 정치인은 정직이 가장 큰 인성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장동 게이트에 얽힌 사람들처럼 되는 것이다.
근래 정치는 야당이든 여당이든 3김 시대처럼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가벼운 말도 가리지 않는다. 당 대표라는 사람이 대선후보가 결정된 후 젊은 층의 탈당이 몇 명이 되었는지를 두고 최고위원과 매일 싸움을 하는 형국이 벌어졌다. 방송에 나와서도 최고위원의 말을 부정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속뜻은 2030의 지지를 받는 자신만이 그 세대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보면 야당 후보의 2030 지지율은 여당 후보를 넉넉히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 당 대표의 말과는 사뭇 다르다.
잔재주로 세상을 속이는 일이 가능키나 한 일인가? 머리 좋은 사람들의 가장 큰 단점은 ‘남들은 다 아두이고 저 혼자 제갈공명’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일이다. 게다가 제갈공명의 흉내를 내어 비단주머니 세 개를 준다느니 하면서 실제로 비단주머니를 주는 희한한 아이장난을 하고는 뒤로 당을 해치는 언사를 늘어놓았다.
대여투쟁에는 눈을 감고 당파투쟁에만 골몰하는 대표는 누가 그냥 두고 볼 것인가? 많은 당원들이 “민주당이 파견한 간첩”이라고 비난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자신이 반대한 후보가 결정되자 이번에는 선거대책위를 꾸리는데 자신이 역할을 행사하겠다는 속셈이다.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들고 달려들어 예산과 조직을 장악해 승리의 최대 공로자로 부상하면서 후일 총선에서 자기 세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혼자서는 힘드니 그런 행보의 달인이자 곧 은퇴해야 할 김종인 전 위원장을 끌어들여 간판에 세워 총알을 받게 한 후 실리는 자신이 챙기겠다는 욕심이다.
둘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극력으로 업신여기면서 필사적으로 야권대통합을 방해하는 일이다. 당원들의 입장에서 이것이야말로 천인을 공노하게 만든 만행이다. 대선은 격렬하게 붙을 경우 몇십만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데, 안철수의 캐스팅보트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이 승리하게 된 데는 안철수의 단일화 협조도 분명히 있었다. 결과적으로 야권의 분열은 이 대표가 노리는 가장 큰 목적인 셈이다.
이준석 대표의 속셈은 분명하다. 합당을 통해 안철수에게 당권을 내주면 자신의 정치생명은 끝나리라고 보기에 죽어도 야권대통합을 막으려는 것이다.
다행히 국민의힘 당원들은 잔머리에 속지 않고 단결해 대표 쫓아내기에 나섰다. 이것만 봐도 그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뒷배는 당연히 당원들이 아니었음이 증명된다.
일요일인 14일 오후 한기호 사무총장이 사의를 표함으로써 이준석 계열은 상당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당심과 민심을 거스리는 자의 말로는 축출운동은 멈추지 않으니, 미래를 보고 정정당당하게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분노한 국민을 이길 수 없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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