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砥柱中流45] 내부 총질자들의 탈당을 보며
2021년 11월 08일 [지비저널]

내부 총질자들의 탈당을 보며

                        -소설가 정완식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도 대선 후보를 확정했다. 경선 과정에서 말썽도 많았고 시비도 많았다. 경선과정의 공정하지 못한 기준과 역선택과 중도확장론의 충돌로 소위 당심이니, 민심이니 하는 말들도 돌았다.

 

무엇보다도 당 선관위가 중앙선관위에 업무를 위임한 것이 의심을 샀다. 주지하는 바 대로 중앙선관위는 이미 불공정한 기관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곳이다. 특정 지역, 특정 모임 소속의 법관들이 포진한 데다 권순일, 조해주씨 같은 사람의 여독이 남아 있는 기관이다. 그런데도 당 선관위는 경선을 그곳에 위임하며 스스로를 마이크 앞에서 발표하는 초등학교 학예회 출연자로 격하시켰다. 경선 하나 제대로 못하는 데 무슨 정당이란 말인가?

 

여론조사를 보면 더욱 한심하다.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나경원 후보가 당심에게 이기고 민심에서 뒤진 경선결과 때문에 입당 행렬이 이어졌다. 이상하게 당선된 당 대표는 공정하다는 평가와는 다른 행보를 해왔다.

 

마지막 경선에서도 조사기관을 나눠 하청을 주었는데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37.94%를 얻어 홍준표 후보(48.21%)에게 10.27%포인트 뒤졌다. 득표수로 환산하면 3만7338표 차이다. 이것을 홍 후보는 “중도확장성”이라 했고 다른 측에서는 역선택을 지적하며 “꿔준표”라고 비아냥댔다. 이른바 “중도확장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당원들은 윤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당원 투표에서 윤 후보는 21만34표(57.77%)를 확보해 12만6519표(34.80%)를 받은 홍 후보보다 8만3515표 앞섰다. 홍 후보는 경선결과에 승복한다며 “국민 여론에서 예상대로 11%나 이겼다.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라고 말했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지난 대선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점은 댓글 조작이다. 컴퓨터 댓글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지지의견을 인위적으로 조작한 것은 물론 외국 댓글부대까지 끌어들인 의심도 있었다. 이번에는 댓글을 넘어서 위장입당을 통해 당원투표를 간섭하고 여론조사를 통해 역선택을 하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이런 공작의 결과로 당 대표 경선과 대선후보의 선출에서 당원들을 제쳐두고 잠입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되었다.


당 대표 경선에서 비정상적인 선거 결과를 본 당원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입당한 지 석달밖에 안 되는 후보가 20년이 넘는 고참 당원에게 승리하게 되었을까. 당에서도 인정 못 받는 후보가 민심에 호소한다는 것 자체가 희한한 역설이다.

 

국민의힘에서 분탕자, 내부총질자의 대표격으로 회자되는 여성당원 조성은씨는 후보가 확정되자마자 탈당했다. 이 당원은 현 국정원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인데다 윤 후보의 고발사주에 관계되어 있어 첩자라고 의심을 받아왔다.

 

그 뒤를 이어 일부 당원들의 탈당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다가 실패하자 실망해서 당을 떠난다는 이유인데, 그들이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새삼스레 거론하지 않아도 알만한 것이었다. 언론은 당연히 “보수야당의 분열”, “민심의 유리”라는 표제어로 특필했다.

 

탈당한 사람들 역시 나라를 이끌어가는 국민들이다. 나라의 주인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고 남의 정당에 들어와 여론을 호도하고 대선에서 패배할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이렇게 된다면 정당정치는 무용지물이 된다. 필요에 의해 시의적절하게 당을 바꿔 경선에 간섭하고 내일은 다른 당으로 옮겨 경선에 참여하니 정당은 선동파 정치인들의 이용가치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들이 부패 무능한 586이라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보다 나은 게 무엇인가? 오히려 더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행히도 이런 국민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견해이며, 지비저널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비저널 기자  gbjou1638@naver.com
“”
- Copyrights ⓒ지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비저널 기사목록  |  기사제공 :